멸치는 우리생활 깊숙히 자리잡은 어류 입니다. 그리고 이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여러 나라들도 마찬가지인 인류와 뗄레야 뗄수 없는 어류죠. 외국에서 멸치를 뜻하는 엔쵸비(Anchovy)라는 말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멸치, 멸어 등으로 불리는 "멸"은 한자어로 작은 혹은 업신여길 멸 자를 쓰기도하고, 소멸할 멸 자를 쓰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작고 초라해서, 혹은 물 밖에 나오자마자 죽는다고 해서 멸치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작고 초라한, 먹이사슬의 가장 최하위 계층에 속하는 멸치가, 반대로 지구상에서 가장 개체수가 많은 어류 라는 것을 아십니까? 쪽수로는 지구 최대의 어류종 이라는 말씀. ㅋ 이는 몸의 소형화, 다산, 빠른 부화, 조기 성숙 등의 짧은 생식 주기를 가지고 있기에 가능합니다. 한마디로 번식력이 최강 이라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20만톤의 멸치를 생산합니다. 그런데 멸치는 쥐치처럼 멸종 위기에 놓여있지 않죠? 양식도 안하는데, 자연 채집만으로 이렇게 가능한건 이 무시무시한 번식력 때문이죠. 우리나라 수산물 검사법에 의하면, 건조품 중 전장 77mm 이상은 대멸, 76~46mm 를 중멸, 45~31mm 를 소멸, 30~16mm 를 자멸, 15mm이하를 세멸 이라고 부릅니다. 대멸은 국물을 우려낼때 많이쓰고 가장 쌉니다. 중, 소멸은 멸치고추볶음 등에 쓰이고, 자멸은 어린이용 멸치복음에 쓰이고 제일 비쌉니다. 칼슘의 제왕이라 불리는 멸치는 고추와 아주 영향학적으로 궁합이 좋아서, 서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줍니다. 그래서 한국인에 밥상에 멸치고추볶음이 아주 흔하죠? ㅎㅎ 멸치는 난류성 어종 입니다. 그래서 주로 부산, 남해, 제주도 일대에서 많이 잡힙니다. 우리나라 멸치잡이는 크게 3가지 정도로 볼수 있습니다. 1) 유자망, 기선권현망 이것은 배를 타고 멸치떼를 찾아다니면서 잡는 방법입니다. 유자망은 커다란 그물을 배에 매달고 바다의 흐름에 따라 돌아다니면서 잡는 것으로 부산 기장군에서 많이 쓰이며, 어획량은 좋지만 멸치가 뭉개지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 멸치젓갈 용으로 사용 됩니다. 기선권현망은 몇대의 선박이 선단을 이루어서 어군탐지기로 탐색하는 배, 멸치를 잡는 배, 잡은 멸치를 즉석에서 삶는 배 등이 함께 작업합니다. 주로 경남 통영, 거제에서 많이 쓰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잡아서 바로 배위에서 삶은 멸치는 육지에 오자마자 말려서 건멸치가 됩니다. 혹시 통영, 거제에서 다이빙 하시나요? 배를 타고 가다가 배에서 검은 매연이 아니라, 하얀 수증기가 나오는 어선을 본적 있으신가요? 그 배가 바로 멸치 잡아서 바로 삶는 배 입니다. ㅋ 2) 정치망 멸치가 다니는 길목을 찾아서 그물을 쳐놓고 몇일이고 기다리는 방식입니다. 유자망 등의 방식에 비해서 비용이 적게 듭니다. 이 방법을 하려면 조류가 약하고 수심이 얕아야 합니다. 멸치뿐 아니라 돔류, 갈치, 방어, 오징어 등도 이 방식으로 잡습니다. 가끔 뉴스에 고래가 그물에 걸려 죽었다는 거 틀어보셨죠? 바로 이 정치망에 걸려서 죽습니다. 고래가 정치망 안에 잡힌 작은 물고기 먹으려고 들어갔다가, 그물에 엉켜서 질식하는 거죠. 이 정치망은 수일동안 놔두기 때문에, 늦게 발견되어 고래가 이미 숨을 거두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3) 원시어업인 죽방렴 남해에서 나오는 멸치중 "남해죽방림멸치" 라는게 있습니다. 고급 품질로 유명하죠. 남해대교 쪽은 수심이 앝고 조류가 매우 빠릅니다. 그곳에 참나무 말뚝을 V자로 박아 그물을 쳐두고, V자 끝에 임통을 설치하는데 임통은 밀물때 열리고 썰물때 닫힙니다. 빠른 조류에 밀려 임통 안으로 들어온 멸치를 나중에 가서 뜰채로 떠오면 됩니다. 예로부터 사용된 참 간단하고 과학적인 멸치 잡이 방법입니다. 빠른 물살 때문에 멸치가 운동량이 많아져 육질이 단단하고, 상처가 나지 않고, 원형 그대로 잡히기 때문에 예로부터 이 죽방렴으로 잡은 멸치는 명품으로 대접 받습니다. 경남 남해 섬 지역에 가면 죽방렴으로 잡은 멸치회, 멸치쌈밥 식당들이 많습니다. 한번쯤 맛보시길~^^ 참고로 저는 10여년전에 용역때문에, 남해대교 수중촬영을 갔다가, 물때 계산을 잘못해서 실제로 저 죽방렴에 빨려들어 갈뻔 했습니다. 수심은 5~3미터 밖에 안되는데 조류가 너무 쎄서 BCD공기를 싹 다 빼고, 납작 엎드려서 바닥의 돌을 잡으면서 기어나온 적이 있습니다. 죽는줄 알았습니다. ㅋㅋㅋ 멸치는 난류성 어종인데다가 특히 따듯한 것을 좋아해서, 주로 표층을 많이 떠 다닙니다. 깊은 수심은 안가죠. 여름에 머리위로 은빛찬란한 멸치떼가 지나갈때는 정말 너무 이쁩니다. ^^ 자~앞으로도 멸치를 먹을 일이 많을텐데, 오늘부터는 여러분도 멸치 박사입니다!!! ㅎㅎ